임상시험의 단계별 정리
Intro
모든 투자자들마다 각자가 좋아하는 산업군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 경우에는 아무래도 가장 처음으로 접했던 주식이자 자산 증식에 많은 기여를 한 셀트리온(068270) 덕분에 바이오 제약산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실제 포트폴리오의 상당 부분을 바이오 제약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물론 생명공학쪽으로 전문성이 있거나 관련업에 종사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앞으로도 바른 투자를 위해 더 많이 공부를 해야함은 물론이다. 오늘은 이러한 투자공부의 일환으로 바이오 제약 기업들의 파이프라인인 신약(혹은 치료제)이 어떠한 단계를 거쳐 최종 시판이 되는지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Contents
#1. 전임상 단계 (Pre-Clinical)
[동물 실험단계] 새로 개발한 신약을 사람에게 투여하기 전, 동물에게 먼저 투여하여 부작용, 독성, 약효등을 사전에 확인해보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 체내 동태(약의 흡수/분포/배설의 과정) 연구, 약효 검증, 안전성 검증등을 수행하고, 유의미한 데이터가 도출된다면 인체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실험을 진행하게 되며, 임상 1상 단계부터는 식약청의 승인을 받아야 진행이 가능하다.
#2. 임상1상 단계 (Clinical Test - Phase I)
[건강한 사람 대상 실험단계 - 안전성 검사] 전임상 단계를 통과한 약품에 대해 건강한 사람 2~80명을 대상으로 약품의 안전성 검증(부작용, 독성 등)을 수행한다. 더불어 약이 인체 내에서 흡수되고 분포하여 배설되기까지의 과정을 확인한다.
#3. 임상2상 단계 (Clinical Test - Phase II)
[소규모 환자 대상 실험단계 - 적응증 탐색 및 최적용량 확인] 약품의 효과, 용법, 용량, 부작용 등을 확인하는 단계로 100명 내외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대상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검증과정을 거치며 3상에서 최적의 효능을 낼 수 있는 용법 및 용량을 비교대조 과정을 거쳐 결정한다. 보통 2상이 통과하게 되면 약의 유효성은 어느정도 검증된 것으로 본다.
#4. 임상3상 단계 (Clinical Test - Phase III)
[다수의 환자 대상 실험단계 - 약물의 유용성 확인] 2단계에서의 유의미한 효과 및 부작용에 대해 검증이 되었다면, 해당 약품이 상용화 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약품을 장기투여 후 더욱 확실한 효과 입증 및 안전성 검증을 수행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피실험자의 수가 최소 수백에서 많게는 수천명까지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도 많이 들며, 환자모집에도 제약사항이 많아 임상통과율이 매우 낮은 편이다. 임상 3상 단계를 통과하면 약품의 시판이 가능해진다.
#5. 임상4상 단계 (Clinical Test - Phase IV)
[시판 후 투약 환자들 추적검사단계 - 안전성/유효성 추적검사] 약이 시판된 이후, 해당 약품을 치료받은 환자들을 장기간 추적하여 임상 단계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부작용 확인을 수행하는 단계다.
#번외. 조건부 허가제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환자의 치료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조건에 부합되는 치료제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임상 2단계에서 임상 3상 단계를 거치지 않고 미리 시판 후 추적검사를 통해 임상 3상을 대체하는 허가제도. 조건부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1)생명을 위협하거나, 2)중증의 비가역적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의약품이라는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참고] 조건부 허가제도에 부합하기 위한 대상질환
-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 - 적절한 치료가 수반되지 않을 경우 사망할 가능성이 높은 질환. 현재 적절한 치료 대안이 없음.
- 중증의 비가역 질환 - 적절한 치료가 수반되지 않을 경우,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능에 병적 상태가 더욱 나빠지고 추후 개선이 불가한 질환.
정부가 국산 신약 개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한 fast track 제도로 기업은 임상3상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환자는 보다 신속하게 치료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이 제도의 장점이다. 조건부 승인을 위해서는 2상 임상 결과로 1)안전성이 확인되고 2)유효성에 대한 결과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줄기세포치료제 등의 치료제의 경우,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시판일로부터 최소 2년간 모든 치료제 적용자들에 대한 추적 조사를 실시해야 하고, 3상에 상응하는 치료군의 데이터를 관계부처에 지정한 기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Summary
요즘 주식시장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 그리고 특히 바이오 섹터의 경우, 1년 12달 중에서 흐리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달이 11달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더더욱 상황이 좋지 않다. 현재 기대를 걸고 있는 주력 기업인 파미셀(005690) 역시 최근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조건부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셀그램-LC(간경변 치료제)의 임상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실정인데, 기다리는 시간도 길어지는데다 주가의 흐름도 맥을 못추고 있는 것을 보면 나도 가치투자자이기 이전에 사람인지라 속이 쓰리긴 하다. 하지만 기업을 믿고, 기업 오너의 기업가 정신을 신뢰하고, 기업에서 만든 제품들의 효능을 검증하였고, 세계최초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이라는 기업의 역량을 확인했기 때문에 하루 하루 등락하는 주가를 바라보며 흔들리는 대신, 내가 투자한 기업과 관련된 지식을 좀 더 가다듬고 정리하는데 시간을 할애하고자 이번 포스팅을 작성하게 되었다.
더불어 바이오/제약주에 투자하는 투자자라면 단순히 그 기업이 무슨 약을 개발중이고, 곧 임상이 통과 될거다 라는 막연한 기대 보다는, 현재 어떤 신약 개발이 임상 어느 단계에 있고 그 단계에서는 어떠한 형태로 약의 효능과 부작용을 확인하는지를 좀 더 자세하게 숙지하고 있는 것이 투자에 더욱 도움이 되는 길이기에, 미약하게나마 누군가에게 내가 정리한 글이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도 함께 가지며 이 포스팅을 마무리 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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