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요 며칠간 내린 눈으로 온 세상이 하얗게 변했다. 영하의 날씨에 뼈속까지 시린데 요즘 증시도 날씨를 따라가는지 냉기가 가득하다. 내가 투자한 종목의 종토방에서도 하나 둘 씩 지쳐서 떠나가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기업에 대한 원망과 증오의 글을 남긴채 그렇게 몇십프로의 손절로 투자를 마무리 하는것을 보면, 투자가 참 심리적으로 어려운 것이구나 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Contents.
 #1. 투자가 어려운 것은 고급정보 때문이 아니라 개인의 흔들리는 심리 때문
 투자의 대가들은 본인들이 관심을 가지던 종목, 혹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종목이 가격이 내려가면 오히려 더 좋아한다. 왜냐하면 좋은 주식을 더 싼 가격에 매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반대다. 오늘 산 주식이 내일 내리면 분노한다. 내가 주변사람들에게 종목 추천을 하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기도 하다.
 좋은 기업이 싸다고 판단되면 사는거다. 어디가 바닥인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수 많은 사람들이 거래하는 시장이기에 예상보다 더 많이 내리고 생각보다 더  많이 오르는게 주가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은 계속 내려가는 주가를 보며 잔고의 손실률이 늘어가게 되면, 마치 당장 내일이라도 내가 투자한 회사가 문을 닫을 것만 같은 공포감에 휩싸여 결국 손절매를 하고 만다. 특히 요즘처럼 장이 나쁠때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빈번하게 관찰된다.
 내가 꼼꼼히 따져보고 기업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판단되면, 믿고 기다려야 한다. 언젠간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인정해 줄 날이 반드시 오기 때문이다. 자고로 해가 뜨기 전이 가장 어두운 법이다.

 #2. 매 월 꼬박꼬박 수익을 기대하기란 불가능
 주식투자는 지루한 게임이다. 수익률이 쭉쭉 올라줬으면 좋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매일매일 호가창을 보고 있으면 한숨과 근심만 커져갈 뿐이다. 나는 장이 안 좋을땐 잔고를 거의 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나도 사람이기에 늘어가는 손실액을 보고 있으면 마냥 기분이 좋을수만은 없다. (아직 투자 대가가 되기엔 갈길이 먼 듯 하다.) 그리고 나 역시 손절의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되도록이면 잘 안본다.
 대신에 내가 투자한 기업에 대한 조사와 근황을 체크하거나 투자 대가들(버핏, 린치, 그레이엄 등)이 하락장에서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다시 복습하며 멘탈을 강화해나가는 편이다. 그리고 이렇게 블로그에 과거 사례를 기록해두며 흔들리는 심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1년 12개월 중 주가가 오르는 것은 평균적으로 한달이 채 안되는 것 같다. 내 자본이 갭 상승할 수 있었던 효자 종목들(셀트리온, 신라젠)을 보면, 가장 긴 시간동안 속을 많이 썩게 한 종목이기도 하니 말이다. 만약 그 시기에 내가 손절을 해버렸다면 지금도 자산 1억 미만에 적금으로 돈을 모으기만 하고 주식투자를 죄악시 하는 재테크를 하고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3. 투자는 트레이딩이 아니다
 지난 포스팅에서도 얘기했지만 트레이딩으로 꾸준한 수익을 내기란 불가능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트레이딩(잦은 매매)을 통해 수익을 추구하려고 한다.
 강아지와 산책을 나섰다. 강아지는 주인보다 앞서가기도 하고 또는 주인보다 멀찌감치 뒤쳐지기도 하고 본인이 기분 내키는 대로 주인 주변을 왔다갔다 한다. 본인도 본인의 다음 위치를 모른다. 트레이딩은 강아지의 행동패턴을 분석하여 예측하는 것과도 같다. 흐린 날에는 주인보다 앞서 가더라, 오늘은 강아지가 앞서 가겠지? 그런데 주인 뒤에 친구 강아지가 갑자기 출연했다면 오늘의 강아지 위치 예측은 빗나갈 것이다. 투자도 다양한 변수가 있기 때문에 단기적인 예측은 불가능에 가깝다.
 사업 파트너에게 돈을 투자했다면 그의 사업이 어느정도 성장하기까지는 진득하게 기다려 줄 필요가 있다. 사업 초기에는 적자도 날 것이고 기대 수익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투자한 지 몇개월만에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주식투자도 동업자의 마인드로 해야한다.
 
 #4. 하루 하루의 변동에 이유를 붙이고 싶은 심리
 어제 미국증시가 좋지 않아서, 영국이 EU를 탈퇴해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악화되어서 오늘 증시가 나빴습니다.
 신문이나 뉴스, 증권가의 펀드매니저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그럴듯하게 들린다. 마치 세계 정세가 내가 보유한 주식에 영향을 준 것 같아서 그들이 달아준 이유를 들으니 그런것만 같다. 최근에는 화웨이의 CFO 체포 소식에 국내 증시가 흔들렸다.
 화웨이의 CFO 체포 된거랑 셀트리온 주가랑 무슨 상관인건데? 도대체. 화웨이 CFO 라는 사람이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고 있는데 체포되어서 더이상 램시마로 치료를 못 빋으니 셀트리온 매출이 감소하는건가? 정신 똑바로 차려야한다.
 사람 심리가 언제나 이유를 찾고싶어 한다. 그리고 대게 전문가가 그럴듯한 말(어려운 말, 전문용어 등)과 화려한 언변으로 이유를 만들어주면 마치 그 사람이 말한 것들이 다 사실처럼 느껴지게 된다. 하지만 그러한 이유들은 귀에걸면 귀걸이요, 코에 걸면 코걸이다.
 오늘 주가가 내렸으면 매수자보다 매도작가 많았으니 그런거고 오늘 주가가 올랐으면 그 반대였기 때문인 것이다. 회사가 돈을 잘 벌고 있다면 오늘의 주가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Summary.
 주식시장은 언제나 그래왔듯이 오르내림을 반복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낙오자를 만들어 낸다. 롤러코스터같은 변동장에 너도 나도 중도 하차를 선언하고 시장을 이탈한다. 매섭게 몰아치던 파도도 언젠간 잠잠해지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는 목적지까지 성큼 더 가까워 져 있을 것이다.
 일단 투자를 했다면, 묵묵히 내 인생에 내 생활에 집중하는 삶을 살길 바란다. 시간이 많이 흐르고 나면, 주가가 기업의 가치에 수렴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